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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모음

내 맘대로 되지 않는 복음

by 샬롬보금자리 2020. 4. 29.

내 맘대로 되지 않는 복음.


지구는 기울어져 태양 주위를 돌고, 태양도 다른 무엇인가를 중심으로 돌고 있다고 합니다. 
어쩌다가 우연히 그리되었다고 깊이 생각하지 않으려 할수도 있지만..나에게는 나에게 생명을 주신 하나님의 섬세한 손길입니다.그 사랑어린 그 무엇으로 헤아려지는 삶, 사람됨의 생명은 놀랍게도 도무지 내 마음대로 될듯 되려는듯 하다가 결국은 내가 어찌할수 없음을 마주하게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맘대로 하지 않아도 이미 그대로 되게 되어 있나봅니다.
심장 뛰는 것이 그러하고, 내 마음이 그러합니다.

나는 내 심장이 너무 빨리 뛸때.. 그 긴장감을 늦추기 위해 심호흡을 합니다.조금 늦게 뛰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가끔 삶의 무게가 너무 버거울때는.. 이 심장이 멈춰서기를 바라기도 합니다. 더 이상 고통 받고 싶지 않고, 그 사람 때문에 속상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리저리 노력해도 버거움이 가시질 않습니다.

하지만.. 심장은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본질적으로(natural) 내 생명을 지키고, 내가 느끼는 당혹감과 버거움을 알려옵니다. 멈추지 않는 분노와 급격한 스트레스로 두통을 호소하는 것은 내가 안전하고 싶고, 내가 괜찮아지고 싶음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자연의 반란처럼 보이는 질병과 재해들은 실은 우리가 망가뜨려놓은 자연이 어쩔수 없이 선택한 생존의 비상선포인것처럼 말이죠.

나는 죽지 않기 위해 고통을 느낍니다. 이 고통이 나를 죽음으로 이끄는 것은 분명 절망스런 저주입니다. 하지만 이는 나의 생명력을 알아차릴 기회이기도 합니다. 내 마음대로 할수 없는 삶에 생명을 달라는 신호입니다. 여기에 주어지는 생명은 내가 어찌할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나를 초월한 어떤 신비가 필요합니다.

나를 바르게 살게 하는 것은.. 나의 선택이면서도 언제나 나의 한계를 벗어납니다.
정말, 정말 외부에서 내려오는 도움이 필요합니다.

내가 살아가는 삶의 내 마음대로 할수 없음을 알때 신비를 회복할수 있습니다. 그 신비를 붙들때, 나의 교만과 아집을 마주하며 씨름하게 됩니다. 그 신비를 붙들때, 비로소 이미 살아온 삶에 베어있는 생명에 감사를 내놓을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은 지속적으로 우리가 마음대로 할수 있기를 원합니다.

태초에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먹었던것거럼,
가인이 기어이 동생 아벨을 죽인것처럼,
바벨탑을 지어 흩어지지 않으려 했던 것처럼...
우리가 보기에 좋은대로 하려고... 내가 보기에 좋은대로 하려고...
다른 사람을 보지 않고, 세상도 시대도 보지 않습니다.

내가 할수 없음을 극복하는 것은 훌륭한 일이고 격려 받을 일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더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고 우리가 정복해나가며 우리의 통제 아래 두는 삶에서 우리가 할수 없는 것들을 의미하는 신비를 놓쳐버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어린아이에게 모든 것이 놀랍고 흥미롭고 관심을 갖는 이유는... 모르기 때문입니다.
어른이 될수록 모른다는 사실을 잊는다. 모르는데 알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 마음대로 할수 없는데 할수 있다고, 할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마음대로 복음을 찾기에.. 복음을 찾고도 목이 마릅니다.

참된 삶.. 행복한 삶은... 내 마음대로 사는 삶일까?
그 소원이 참 소중하고 건강하게 가꿔가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동시에 내 마음대로 할수 없는 것들을 알아차리면.. 그제야 나에 대해 조금 더 관대해질수 있고, 타인에게도 적개심이나 경계를 넘어선 (사랑까지는 아니더라도)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 19와 경제가 언제즘... 우리 마음대로 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우리가 어쩔수 없는 이 현실에도 이미 삶은 생명으로 충만합니다.

내 맘대로 되지 않음에도 살아있는... 생명을 불어넣는 이 신비를... 기억함으로 복음어린 삶을 살기를 소망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