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두번째 책, "청년팔이 사회" 첫모임을 가졌습니다.
모임을 갖게 된 월요일 새 날은 한낮에는 무척 더웠습니다. 그런데, 정작 모임시간이 다가오는 오후부터는 하늘이 어두워지고 비가 억수같이 내렸습니다. 한 분은 우산을 쓰고도 비에 흠뻑 젖어 오셨고, 다른 한분은 주문한 책이 도착하지 않아 택배 영업소에 가서 직접 책을 찾아왔습니다. 또 어떤 분은 몸살기운이 있고, 열이. 37도에 목이 아파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적은 수이지만 마스크를 쓰고, 개인간식(참외와 매실)을 야금야금 먹으면서 두번째 책을 함께 읽었습니다.
이 책은 '청년'에 관한 책입니다. 연구소 초기에 주목했던 3대 목표중에 청년대학생 선교전략에 대한 고민을 하는 계기가 될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청년지원사업에 공모한 것은 채택되지 않아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어려워보이던 책이 모임 후에는 제법 만만하게 느껴지고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모일 때마다 신기하고 재밌는 점은 모여서 같은 텍스트를 읽고 그 논지를 따라가면서 혹은 그 곁다리에서 나누는 다양한 생각들은 우리의 삶과 사고를 더 풍성하게 한다는 점입니다. 자랑스럽고 행복한 지점입니다.
책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이 책은 '청년'이란 단어를 보면 떠올리는 어떤 이미지와 연관이 있습니다. 386세대, 88만원 세대, N포 세대 같은 청년들을 대표하는 세대론이 청년들이 속한 삶의 단면들을 제시하는 기능을 넘어서서 오히려 현실 속에 있는 여러 청년들을 억압하는 형태로 나타나는 부분을 주목합니다. 한 단어에 전체를 포함하려는 것이 너무 편하게 그리고 너무 널리 오용되는 것에 대한 경계를 하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그렇다고 세대론을 가지고 논의하는 주제들을 간과하자는 것도 아닙니다. 세대론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유의하며 대화를 지속해나가야 한다는 점에 있어서 정답보다는 세상을 읽는 방향을 찾아가는 책이리라 여겨집니다.
읽은 분량. (~ p.28)
나눔1. 책을 읽기 전에,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인 '청년'에 대한 질문 두 가지를 먼저 나눠보았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세대론으로 모아질수도 있고, 저자가 제시하는 다른 방법을 생각해볼수 있으리라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Q1. 요즘 청년들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Q2. 청년들은 기성 세대와 다른가? 어떤 점에서 다른가?
: 요즘 청년들의 특징이라면 자유로운 것, 자기 표현을 잘하는 것을 들수 있습니다 .거부할줄도 알아서 윗세대 분들은 신입 사원이 들어온다고 하면 좀 긴장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후임이 들어온다면 기대를 했었는데 지금은... ㅎ
: 요즘 청년들을 보면 실용적인게 특징인 것 같습니다. 자기에게 유익이 되는 여부가 행동을 자극하는 면이 있어 보입니다. 나에게 이익이 된다면 기존의 규칙은 얼마든지 깨는 것 같습니다. 동시에 또 다른 부류는 정치 성향으로 보수적으로 느껴지는데, 어리게만 보였는데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하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인 친구(?)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 청년들을 대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잘 모르겠어서 대하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한 예로 나는 82년생 김지영 영화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큰 자극이 되었었는데, 요즘 20대 청년들은 공감보다는 반감이 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 청년들은 자기에게 의미가 있는 것을 추구하고(재미든, 흥미든, 돈이든), 그 분야에 있어서 자신이 보기에 진짜를 만나면 그 사람에게 권위를 부여하고 추종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려는 것 같으면서도 사실은 믿고 따를만한 대상을 찾고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유튜버나 게이머의 영향을 많이 받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나눔 2. 이것도 청년, 저것도 청년 - 5포 세대가 된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 다른 계급 간의 사랑이라는 사건은 수목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비현실적인 일이다.(p.17)
: 과연 정말 그렇다. 재벌과 평민은 섞이지 않는 것 같다. 아예 만날수도 없는 것 같다. 재벌2세와 인턴 직원 사이의 사랑 같은 것은 없을 것 같다.
: 그럼 우리는 다 평민인가? ㅎㅎㅎ 신분은 차별이 없다고 하면서, 돈으로 계급이 되는 사회를 살고 있는 것 같다.
: 기술이 없는게 아니라, 돈으로 그 기술, 기능을 이용할수 있는 기회를 제한한다.
ex. 좋은 자동차를 개발해 놓고 기능을 하나씩 빼면서 가격의 차등을 둔다. 깡통차. 기본옵션.
ex. 낮은 기능의 핸드폰을 만들기 위해서, 개발한 기능을 막는 부품을 넣느라 오히려 기본 옵션 단가가 더 높다고 한다.
: 그런면에서는 돈을 쓰는 소비자가 왕인것 같다. 미국이 소비자 나라였고, 중국이 생산자 나라였는데, 최근에 중국이 소비자 나라로 변하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으로 보기도 한다.
: 팟방 방송을 듣는데.. "돈을 가진 사람은 권력을 놓친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럼 그렇게 돈을 많이 가지면 행복한가? 우리는 우리의 행복을 어디에서 찾는가?!
-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영화를 만든 안국진 감독은 이 영화의 모티브를 SBS 장수 프로그램인 <생활의 달인>에서 얻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생활의 달인'이 될 만큼 성실하게 살았지만, 그들이 "몇 년만 더해서 돈 벌어서 쉬고 싶다, 이제는 집을 사고 싶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현실 배반적인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p.21)
Q. 우리의 삶은 어떤가? 우리는 즐거운 일, 하고 싶은 일을 하는가? 돈을 벌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을 하는가? 변화는 어떻게 가능할까? 하나님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계실까?
: 돈에 만족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로또를 사는 직장 상사에게 10억이 생기면 뭐할꺼냐고 물으니 자녀들 나눠주겠다고 한다. 100억이 생기면 어떻게 할꺼냐고 물으니 그건 비현실적이라고 한다. 돈은 필요하다고 느끼는데 어떻게 쓸지는 계획이 없다. 막연한 행복을 미래에만 두는 것 같다.
: 하나님 안에서 은사를 찾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수 있다는 건 알겠는데, 솔직히 나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 그게 장기적인 직업이나 비전일수도 있겠지만,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선택하는 삶을 놓치지 않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2015년 개봉한 <돌연변이> 권오광 감독은 "생선으로 변해가는 박구보다 더 이상하게 변해가는 '돌연변이들의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자신의 연출 의도를 명확하게 밝힌 바 있다. (p.23)
: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라는 인식이 공감이 된다.
- 스스로 정의롭다고 주장하는 세상의 모든 존재를 조소하기라도 하는 듯한 삐딱함이 이 영화가 가진 매력이자 미덕이다.(p.23)
: 저자가 읽어낸 영화의 시니컬함이 충분히 전달된다. 생각해볼만한 부분이긴 한데, 그런 삐딱함이 이 세대의 특징으로 읽히기도 한다. 무슨 일에도 진실하게 느끼지 않고 신뢰하지 않는 것 같다. 포스트 모던 시대에는 그만큼 진정성 있는 신뢰를 서로 갖게 되는데 신중한 것 같기도 하다.
- <소공녀>는 청년들이 겪는 문제를 세대적인 빈곤으로 환원하는 빈곤한 세계관에서 성공적으로 날아난다. ... 이들을 행복하게 혹은 불행하게 만드는 조건은 세대적 조건이 아니라, 젠더, 섹슈얼리티, 계급, 가치관, 삶의 전략, 한국 사회의 특수성 등이 교차하는 곳에서 생성되는 복합적인 조건이다.(p.24-25)
: 저자의 말처럼 청년이란 세대가 행복과 불행의 조건이 아니라 젠더, 섹슈얼리티, 계급, 가치관, 삶의 전략, 한국 사회의 특수성이 그 문제이고 그런 문제로 고통받는 것은 청년들만이 아닐것이다. 하지만 기존 세대와는 다르게 이런 문제들에 심각하게 노출되어 있는 것이 청년들의 삶의 단면이다. (세대적 조건이 아니라 세대적 삶의 단면이다)
* 요약
청년들을 특정한 "세대"로 분류하고 삶의 문제, 한국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그들만의 상황인것처럼 설명하려는 시도가 있다. 3개의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돌연변이>, <소공녀>를 청년세대의 문제를 조명한 것으로 홍보하고 소비했다. 홍보나 마케팅은 대중들이 그 영화를 통해 보고 싶어하는 현실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싶어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찾아내려고 노력하고, 바로 그것을 자신들의 전략으로 삼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가의 의도나 영화 속 소재는 분명 청년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작품의 생산과 소비, 그 과정 전반을 매개하는 비평까지 청년을 중심으로 삼는 것이 과연 그럴만한 것인지 생각해보자.
* 소감
> 일단, 책의 저자가 지적하는 세대론의 한계를 주목할수 있는 계기가 되서 새롭다. 하지만 저자 보다는 세대론의 설명이 그들을 규정하려는 게 아니라 청년세대가 겪고 있는 문제를 다루기 위한 용어로 사용되는 면을 너무 부정적으로 본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영화를 통해 설명하는게 흥미롭고, 영화가 보고 싶어졌다. 글로 감상문을 정리해보고 싶다.
기타: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소공녀는 넷플릭스에서 볼수 있고, 돌연변이(이광수)는 구글 무비에서 대여 및 소장으로 구매할수 있다.
> 모임안에서~ 다양한 시선을 확인하면서 들으니 훨씬 풍성한 읽기가 되는 것 같아 좋았어요!(이전 책도 그렇지만 다시한번 확인하게 된)
이런 책을 잘 읽지 못하는 이유가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면서 보는 경향이 있다보니 별로 재밌게 느껴지지 않고 공부하는 것 같은... 지식을 머리에 우겨넣는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잘 못읽었던것 같은데 지금은 모임안에서 생각과 마음이 공유되니 너무너무 재밌게 읽었던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청년들에 대한 이야기. 무엇보다도 나의 삶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일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내가 과연 그런가? 나는 어떠한가?' 등과 같은 이런 질문들을 던지면서 볼 수 있는 책같아서 앞으로도 너무 기대가 됩니다~ ㅎㅎ
> 처음에 ‘청년팔이사회’책 이름을 듣고 흥미를 가졌다가 책을 훑어보는데 그래프와 많은 표들을 보고 어렵겠다 싶어서 재미는 내려놓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읽어야지! 집중해야지! 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근데 책을 읽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생각보다 책이 술술 잘 읽혔고 사회적인 이슈나 문제를 ‘청년00’, ‘00청년’ 이라는 타이틀로 만들어 이슈화하고 상업화한다는 지은이의 말에 공감이 되었고 중간마다 회원들의 여러 이야기를 나누면서 흥미가 생겼습니다. 물론 대화가 저멀리 산으로 물로 가는 경우가 있어 다시 원점으로 돌릴 때도 많았지만 오히려 그러면서 현재 가지고 있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들으며 공유하는 기쁨이 있었습니다. 이 책의 타이틀이 ‘청년’이지만 더 포괄적으로 다룰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어 앞으로도 모임이 기대가 됩니다 ^^
> 청년세대에 대한 포커스를 두고, 세대간의 갈등을 생각해보면서 사회를 세대학적으로 보는 전체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저의 마음 가운데 표면위로 떠올랐습니다. 앞서 읽은 책은 개인에게 초점을 맞추어 개인에게 적용했다면 청년팔이는 사회에 초점을 맞추고 개인에게 적용해야 되는 느낌이였습니다. 사회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마음을 확짝 열고 책을 함께 읽어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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