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 은혜를 가꾸는 소감쓰기

글을 쓴다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부담스러운 일이기도 하죠.

사람마다 표현하는 방식들이 다양하고, 그 방법들 중에 무엇이 더 좋다, 가장 좋다고 말하는 것은 그리 적절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저는 저와 성경을 공부하는 분들에게 "소감쓰기"를 권면합니다. 

 

소감쓰기는 내가 공부한 성경말씀이 내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할수 있도록 돕는 구체적인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쉽게 생각하면 복습일수도 있고, 신앙적으로 보자면 은혜를 더 오래 간직하게 하고, 내가 깨닫거나 느낀 점이 구체적으로 내 삶에 적용되어 성화(sanctification)되어가는데 도움을 주는 방법이 될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소감을 어떻게 쓰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소감쓰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내가 느끼고 생각한 것을 쓰는 것입니다.

여기서 소감은 느낀 것이나 생각한 것을 말합니다. 말그대로 소감입니다. 시험의 정답을 맞추는 서술형 답이 아닙니다. 무엇을 증명하거나 설명하기 위한 이론도 아니고 인정받거나 비판 받을 철학적이거나 도덕적인 무엇이 아닙니다. 그냥 내 소감은 내 생각과 내가 느낀 것일 뿐입니다. 그렇기에 무엇에든지 소감이 있을수 있고, 그것을 쓸수 있습니다. 다만, 이 글에서는 신앙 생활에서 은혜를 얻기위해, 또는 그 은혜를 간직하기 위해 소감을 쓰는 경우를 염두하고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성경공부나 QT, 설교에 대한 소감을 쓰는 상황에 대한 것입니다. 소감을 쓴 뒤에는 동역자나 공동체 앞에서 작성한 소감문을 읽고 함께 기도하는 것이 서로에게 은혜를 더하는 방법이고, 안전한 곳에서 신뢰하는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2. 소감쓰기의 형식?

소감은 소감이라서 그냥 느낀 점을 적으면 소감이 됩니다. 무한 자신감을 가지고 한 줄을 써도 됩니다. 

 

또는 다양한 방법들을 적용해서 써보는 것도 좋습니다.

어떤 분은 "본깨적"이라고 해서, 본것, 깨달은 것, 적용할 것을 적는분도 있다고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그림으로 그릴수도 있고, 시나 노래로 표현할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수많은 소감을 표현하는 방법중에 제가 안내하고자 하는 방법의 핵심은 이렇습니다.

1) 기도로 시작해서 기도로 끝난다.

2) 본문 요약, 적용하기, 결단하기

 

순서로 표현하면 이렇게 됩니다.

시작 기도 - 본문요약 - 적용하기 - 결단하기 - 마침기도

 

그래서.. 소감 전체가 하나의 기도문이라고 볼수도 있고, 적용을 "나"에서 "여러분"으로 바꾸면 설교가 될수도 있습니다. 

 

(1) 시작기도: 소감을 쓰기 시작 하는 기도입니다.

주로 내용은 지금의 심경, 어떤 소감을 쓸지(본문이나 쓰게된 동기)를 언급하고 하나님의 뜻을 알게 되기, 내 삶을 바로 보기, 은혜를 누리기 등의 요청을 하나님께 드리면 됩니다. 시작기도는 경우에 따라 그냥 혼자 기도를 하고 바로 내용요약으로 들어가도 됩니다. 보통은 기도문을 적습니다. 저는 적는 것을 추천합니다. 손으로 하는 기도로 생각의 속도를 늦추고 하나님께 기도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본문요약 : 소감쓰기의 씨앗 격인 본문의 내용을 내 말로 간단히 요약합니다.

처음부터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사실 완벽이라는게 없기도 하고, 쓰다보면 저절로 내용을 요약하는 자신만의 요령이 생깁니다. 

제가 추천하는 본문요약 방법은 내가 본 영화나 드라마의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는 것처럼 요약하는 것입니다. 내가 소감을 남기고자 하는 본문의 내용을 간단히 설명하듯이 정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체의 내용을 요약해서 담지 않고, 한 부분만을 자세히 기록해도 좋은 소감이 될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소감의 길이를 길게 하고 싶은데 뭘써야 할지 모를때(?)는 본문요약이 아닌 본문 설명을 해도 됩니다. 문단나누기와 제목 정하기도 본문을 요약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3) 적용하기 : 내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정리합니다.

소감쓰기의 꽃이라 할만큼 적용하기는 중요합니다. 본문을 통해 새롭게 혹은 거듭해서 깨달은 것,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적으면 됩니다. 저는 가끔 본문 속으로 들어가서 등장 인물과 나 자신과의 유사점, 차이점을 살핍니다. 또는 본문 속에서 지금 내 삶의 상황을 찾기도 합니다. 그렇게 보다보면 하나님이 하시는 말씀을 내게 하시는 말씀으로 들을수 있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런 과정에서 주관적인 자기 중심적 착각에 빠질수도 있습니다. 이를 염두하고, 신뢰하는 동역자나 멘토에게 소감을 나누는 것을 추천하지만, 지속적으로 이런 과정으로 묵상하다보면.. 말씀에 따라 묵상하는 동안 자기 중심적 착각에서 벗어나게 될 때가 자주 있습니다. 한번의 소감은 주관적일수 있지만, 지속적인 묵상과 소감은 성령의 인도를 받는 과정이 될수 있습니다)

 

(4) 결단하기 : 소감을 통해 구체적인 변화를 시도합니다.

결단은 소감쓰기에 있어서 수확물이라 할수 있는 열매 같은 것들입니다. 본문을 적용한 결과로 드러난 마음의 소원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정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은 "그래서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입니다. 그에 대한 답변으로 구체적인 행동이 담긴 내용을 결단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보통 성경공부나 QT, 설교를 통해서 은혜를 받았다고 하고도 적용과 결단이 없거나 생략되면 실제로 삶에서는 변화가 나타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적용한 것을 근거로 내가 원하는 더 나은 삶으로 나아기위해 "결단하기"를 통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지를 적다보면 그 결단대로 살지 못했다고 해도 이전과는 다른 변화를 맛볼수 있을 것입니다. 

 

(5) 마침기도 : 소감을 마치는 기도입니다. 

앞서 기록한 적용하기, 결단하기에 대한 내용을 갈무리 하는 기도이자, 그 적용과 결단이 내 삶을 온전하고 풍성하게 하도록 하고 싶어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기도입니다. 소감쓰기 전반에 있어서 그렇지만, 기도에서 중요한 것도 진실함입니다. 내 상황과 내 심경을 적고, 그 바램을 적는 것이 좋은 기도입니다. 

 

 

그 외에..

이렇게 소감을 쓰되 분량은 A4 2페이지 내외로 쓰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에는 1~1.5페이지가 적절합니다) 

이런 형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이 하나님께로 어떻게 향하는가입니다. 복음을 살필때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하나님과의 관계이고 그 관계의 깊이와 풍성함은 솔직한 진실함과 하나님을 향하는 마음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소감쓰기를 대학생선교단체인 ESF(기독대학인회)에서 배웠습니다. 1:1 성경공부를 마치고 소감을 썼고, 나중에는 GBS를 한 뒤에 소감을 썼고, QT를 하고, 설교를 듣고 소감을 썼습니다. 내 마음을 말씀과 하나님께로 집중하게 하는 소감쓰기가 자기 성장에 있어서 유용하고 중요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과 만남이 있고,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며 그 안에서 행복을 누리는 소감, 은혜를 가꾸는 소감쓰기. 그 시작을 응원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