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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모음/함께하는 삶 이야기

브루더호프 (7) 안식있는 삶

by 샬롬보금자리 2020. 3. 12.

브루더호프 : 노래하는 사람들

2. 브루더호프에서의 삶

6) 안식있는 삶

  이 공동체로 살아가는 삶의 또 하나의 보물은 바로 "안식"있는 삶을 살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육체로 일하는게 서툰 저에게는 공장에서 하루 일과를 보내는게 약간 버겁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에 매몰되지 않고 노래를 부르며 일하는 모습과 일하는 도중에 갖는 티타임과 점심시간, 그리고 5시면 일과를 마치고 저녁시간과 주말에는 개인적인 독서나 취미활동을 하거나 가족과 공동체와 함께 어울리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애완동물로 키우는 젖소

  실제로 주변에는 부자가 되기를 원하는게 아니라 그저 가족의 생계를 위한 책임으로 밤늦게까지 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주일에도 예배를 드리고 다시 직장으로 가야 하는 청년들도 있었습니다. 직장이 아니더라도 금요일 저녁 기도회부터 토요일, 주일을 교회에서 보내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한국교회의 독특한 문화 안에 있는 특수성이기도 하겠지만, 목사로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예배가 안식이라고 우기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정말 쉼이 있는 삶, 회복의 여백이 리듬감을 갖는 삶이었습니다. 

  함께 나누는 음식이 단순한 식사로.. 먹는 일로 그치지 않고, 서로의 사랑을 나누는 자리가 되고, 자연스레 삶을 나누고 함께 즐거워하는 자리가 되는 삶은 언젠가 경험해본적이 있었지만 분명 일상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 공동체에서는 그런 삶이 일상이 되어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하나됨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외부자의 시선이라 그리 보였을지도 모르지만^^;)

  공동체의 필요를 위해 수고하면서도 그림을 그리거나 악기를 배우고 연주하고, 카드게임을 하기도 하고, 산책을 하며 하하호호 웃는 모습은 너무나 좋아보였고, 그 안에 함께 머무는 것이 좋았습니다. 

자녀들과 함께 Pet(애완동물)으로 키우는 돼지

  한국에 귀국할 때즘에 시작된 코로나19 바이러스 덕분에 지금 한국은 강제 안식중입니다. 따뜻한 봄이 되었지만 학교는 개학을 1주, 다시 2주 더 미루었고, 직장도 무급 휴가로 전환하여 출근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교회에 모이기에 열심이었던 한국교회가 주일예배를 온라인으로 대체하거나 오전예배 한번만 드리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주어진 이 여백에 많은 분들이 허전해하지만 한주 두주 지나면서 정말 아무것도 안하는 안식, 가정에서 가족끼리 얼굴을 마주보며 누리는 안식을 경험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물론 어서 이 어려운 시간들이 지나서 교회에 마음껏 모여서 뜨겁게 예배하기를 고대하고, 얼른 학교로 직장으로 달려가서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채우기를 바랍니다. 다만, 너무나 할일이 많고 바빠서 그저 마음으로 느끼는 안식으로서의 은혜나 위로가 아니라 시공간 안에서 몸과 관계들이 이완되고 편안해지면서 누리는 안식을 경험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릅니다. 

머물던 숙소 창문으로 보이는 풍경

 


브루더호프 : 노래하는 사람들 (영국 브루더호프 탐방기)

1. 브루더호프에는 왜 간거야? : 사랑으로 사는 삶을 찾아서  
2. 브루더호프에서의 삶
   1) 노래하는 사람들의 일상: It is simple. 
   2) 그들의 스페셜 미팅 Special meeting
   3) 사랑과 섬김을 목표로 살아가는 사람들 
   4) 하나님을 신뢰하는 삶
   5) 공동체에서 자란 다음 세대의 진로
   6) 안식있는 삶                (현재 글)
   7) 공동체로 살아가는 삶  (다음 글)
3. 내가 본 것, 그리고 내가 찾는 것